최저임금제 - 지식in 답변

시장에 수요공급곡선이 모두 존재하는 경우는 완전경쟁시장 뿐입니다. (시장수요곡선이 존재한다는 건 개별수요자들이 모두 가격수용자라는 의미이며, 시장공급곡선이 존재한다는 건 개별공급자들이 모두 가격수용자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독점시장의 경우에는 시장수요곡선은 존재해도 시장공급곡서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으며 그저 독점기업의 MC 곡선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으로 최저임금을 설명한다는 건 완전경쟁시장의 경우에나 가능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독점시장에서는 노동수요와 독점기업의 한계비용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지요.

그리고 경제학에서의 평가 또는 비교라는 건 결국 사회후생에 대한 평가인데 이는 대개 두 가지 기준으로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는 효율성이고 두 번째는 형평성인데, 효율성은 파이가 얼마나 크냐와 관련되고 형평성은 그 파이를 어떻게 나누어 가졌는가와 관련됩니다. 요컨대 사회후생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에 대한 기준과 그것이 어떻게 분배되고 있는지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겁니다.

1) 완전경쟁시장
- 효율성 측면: 일종의 가격하한제로서 균형가격 위에서 하한가격(최저임금)이 결정되므로 노동의 초과공급이 발생합니다. 그 결과 후생손실이 나타나며 노동시장의 사회후생은 최저임금제가 없을 때보다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사회후생의 감소로 효율성 측면에서는 최저임금제는 부정적 효과를 유발합니다.

아래 그림은 최저임금제 시행 후 (D+E) 만큼 사회후생이 감소하는 걸 표현하고 있습니다.

- 형평성 측면: 최저임금제 시행 후에는 소비자의 후생이 감소하고 노동공급자인 노동자의 후생이 대개 증가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노동자가 대개 기업보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위치라고 본다면 최저임금제는 형평성 측면에서는 긍정적 효과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 그림으로 보자면 최저임금제 시행 전에는 노동수요자는 (A+B+D)의 후생을, 노동공급자는 (C+E)의 후생을 얻고 있었다가, 최저임금제 시행 후에 노동수요자(기업)은 (B+D)의 후생손실을 당하고 노동공급자(노동자)는 (B-E)의 후생이익을 얻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종합: 최저임금제의 시행으로 인한 형평성의 개선효과가 효율성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더 바람직하다고 간주된다면,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는 게 사회적으로 더 합리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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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독점시장
독점시장의 경우는 완전경쟁시장보다 좀 더 복잡합니다. 일단 독점시장의 최저임금제는 최저임금의 수준을 어느 수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대략 3가지로 분류 가능합니다.

일단 비교를 위해 최저임금제 시행 이전의 독점시장을 먼저 보겠습니다. 이는 아래 그림과 같으며 e1 이 균형점이고, 노동수요자는 A, 노동공급자는 B 의 후생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C 는 완전경쟁시장에 비교할 때 독점시장에서 발생하는 후생손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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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저임금이 MRPL = MFCL 의 교차점 높이보다 더 높을 때
이 경우에는 아래 그림에서 보듯 최저임금과 MRPL 의 교차점이 바로 균형점이 됩니다. 최저임금과 노동공급곡선이 만나는 점까지 노동공급곡선과 MFCL 곡선이 모두 수평선이 되므로 e2 점에서 균형이 되는 겁니다. 이 경우에는
- 효율성 측면: 총체적으로 (D + E) 만큼 사회후생이 감소하므로 효율성은 악화
- 형평성 측면: 노동수요자의 몫은 (A+B+D) 에서 A 로 줄어들어 (B+D) 만큼 감소하고, 노동공급자의 몫은 (C+E)에서 (B+C) 로 (B-E) 만큼 증가
- 종합: 효율성 악화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형평성 개선이 이루어진다고 판단되면 이러한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 정당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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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저임금이 MRPL = MFCL 의 교차점 높이보다 낮고, 기존 균형임금보다 높을 때
이 경우에도 아래 그림에서 보듯 최저임금과 MRPL 의 교차점이 바로 균형점이 됩니다. 최저임금과 노동공급곡선이 만나는 점까지 노동공급곡선과 MFCL 곡선이 모두 수평선이 되므로 e2 점에서 균형이 되는 겁니다. 이 경우에는
- 효율성 측면: 총체적으로 (D + E) 만큼 사회후생이 증가하므로 효율성은 개선
- 형평성 측면: 노동수요자의 몫은 (A+B) 에서 (A+D) 로 변화하여 (B-D) 만큼 감소하고, 노동공급자의 몫은 C에서 (B+C+D) 로 (B+E) 만큼 증가
- 종합: 효율성, 형평성 모두 개선이 가능한 상황이라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할 수 있음. 가장 최상의 상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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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최저임금이 기존 균형임금보다 낮을 때
그림 그리기 귀찮아서 생략... 일단 기본적으로 최저임금이 기존 균형임금보다 낮다는 건 최저임금의 실효성이 없다는 말과 같아서 고려할 필요도 없습니다.

굳이 고려하자면, e1 점 아래에서 노동공급이나 MFCL 곡선이 꺾이기 때문에 MRPL 과 MFCL 의 교차점에는 아무 변화가 없어서 결국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에도 초기상태와 같은 e1 점에서 균형이 달성됩니다. (e1 = e2) 그러면 노동수요자와 생산자의 후생수준에도 변화가 없는 거죠. 이처럼 이런 경우에는 최저임금제가 기존 임금보다 낮으면 아무 실효성이 없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가격론이라는 건 정확히 무얼 질문하시는지 모르겠군요. 만약 가치 논쟁이라면, 죄송하지만 지금 질문자가 논할 수준을 넘어서는 경제학의 가장 근본에 대한 논쟁이라 언급하는 게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보자면, 초기의 경제학자들(스미스, 리카도 등)이나 마르크스경제학 쪽에서는 주로 노동가치설을 말합니다. 노동이라는 '생산요소' 의 투입량 같은 게 가치의 원천이라는 거죠. 다시 말하자면 (노동량 등으로 측정될 수 있는) 생산비용이 가치의 원천이라는 말과 비슷합니다. 말하자면 생산 측면을 중시하는 견해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가치는 그것을 사용하는 자가 느끼는 가치, 미시경제학에서 말하는 '효용' 과 같은 걸 중시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의 주류경제학에서의 관점은 마샬이 정리한 이후로 수요(= 효용 쪽)와 공급(= 생산비용 쪽)이 서로 부합할 때에 균형가격이 결정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시장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말할 수 있을 뿐 어떤 가격이 바람직한 가격이라든가 하는 데에는 정확한 답을 주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주류경제학은 가치론에 대해 특별한 발언을 하지 않는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암묵적으로 완전경쟁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이 일종의 '바람직한 가격' 이라는 뉘앙스가 좀 있기는 합니다. 주류경제학에서 이상적으로 말하는 경우는 대개.....
1) 생산함수는 1차동차 생산함수
2) 완전경쟁시장인 관계로 자원배분이 효율적이다. 즉, MB = P = MC 가 성립하여 외부성 같은 게 없다면(PMB = SMB, PMC = SMC라면) 사적 후생이 극대화될 때(PMB = PMC)일 때, 사회후생도 극대화된다는(SMB = SMC) 보이지 않는 손의 마법이 발생한다.
3) 분배 측면에서 한계생산성에 의해 분배가 이루어지면, 소득분배 역시 공평하다 말할 수 있다. 생산함수가 1차동차함수일 경우, 오일러 정리에 의해 Q = MPL*L + MPK*K 가 성립하므로 실질임금 w = MPL, 실질임차료 r = MPK 라면 결국 Q = 노동소득 + 자본소득 이라는 말이 되어 각 생산요소에서 한계생산성만큼을 소득분배하면 정확히 생산량과 부합한다는 기특한 결과를 가져온다
식이 될 겁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생산함수가 1차동차라 말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고, 이상적 완전경쟁시장이 성립하는지도 의문이며, 한계생산성에 의한 소득분배가 가장 형평성 있는 분배에 대해서 다들 동의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서 제대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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